IRP에 예금만 넣어두면 얼마나 손해인가
IRP 적립금의 과반이 원리금보장형(예금)에 머물러 있다. 세액공제는 받았지만 운용 수익을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예금 vs ETF 운용의 30년 차이를 계산한다.
IRP 계좌를 열고 세액공제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그 돈이 어디에 있느냐다.
2023년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87%가 원리금보장형(예금)에 몰려 있었다 (고용노동부). 최근 ETF 투자 증가로 이 비율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과반이 예금에 머물러 있다.
세액공제라는 입구 혜택만 챙기고, 운용이라는 본게임을 방치하는 구조다. 30년 뒤 이 차이가 얼마인지 계산해본다.
예금 vs ETF: 30년 시뮬레이션
월 25만원(연 300만원)을 30년간 IRP에 납입한다고 가정한다.
시나리오 1: 전액 예금 (연 3.5%)
월 25만원 × 30년 = 원금 9,000만원
30년 뒤 총액: 약 1억 5,300만원
운용 수익: 약 6,300만원
시나리오 2: ETF 운용 (연 7%)
월 25만원 × 30년 = 원금 9,000만원
30년 뒤 총액: 약 3억 400만원
운용 수익: 약 2억 1,400만원
차이
ETF - 예금 = 3억 400만 - 1억 5,300만 = 약 1억 5,100만원
같은 금액을 같은 기간 넣었는데, 운용 방식만으로 1억 5,000만원 차이가 난다. 복리 효과가 시간이 길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왜 예금에 놔두는가
대부분의 이유는 두 가지다.
- "원금 손실이 무섭다": IRP는 55세까지 묶이는 돈이므로 안전하게 가고 싶다는 심리.
-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 IRP 앱에서 투자 상품을 고르는 것이 낯설다.
첫 번째는 합리적인 우려다. 주식형 ETF는 단기적으로 -30% 이상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20~30년 보유 시 역사적으로 원금 손실이 거의 없었다.
두 번째는 정보의 문제다. IRP 안에서도 ETF를 살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IRP 안에서 ETF 운용하기
IRP는 위험자산을 **최대 70%**까지만 담을 수 있다. 나머지 30%는 안전자산(채권, 예금, MMF)이어야 한다.
단순 포트폴리오
| 자산 | 비중 | 상품 |
|---|---|---|
| 글로벌 주식 ETF | 50% | TIGER 미국S&P500 |
| 국내 주식 ETF | 20% | KODEX 200 |
| 채권 ETF | 20% | KODEX 국고채10년 |
| MMF/예금 | 10% | 단기 MMF |
위험자산 70%, 안전자산 30%. 규정 내에서 최대한 성장형으로 구성한 것이다.
투자가 처음이면 TDF(Target Date Fund)를 하나 사는 것도 방법이다. TDF 하나로 주식+채권 배분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수수료(0.3~0.8%)가 ETF보다 높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원금 보장이 필요하다"는 사람에게
원금 보장이 절대적 우선이라면 예금을 유지해도 된다. 세액공제(16.5%)만으로도 어떤 예금보다 높은 확정 수익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이다.
예금 금리: 연 3.5%
인플레이션: 연 2.5% (장기 평균)
실질 수익률: 1.0%
명목상 원금은 보장되지만, 물가를 고려하면 30년 뒤 그 돈의 구매력은 지금의 절반 수준이다. "원금을 지켰다"는 것이 "생활 수준을 유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판단은 각자의 위험 허용 범위에 달려 있다. 다만, 55세까지 20~30년이 남은 사람이 100% 예금으로 가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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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다. ETF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으며,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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